내 도수에 맞는 렌즈를 골라야 눈도, 지갑도 편합니다
안녕하세요. ‘과정이 기억 되는 안경’ 사이트안경의 태호군 입니다.
안경을 맞추러 오시는 분들과 렌즈 상담을 할 때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겁니다.
“제일 좋은 걸로 해주세요.”
물론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눈에 쓰는 건데 좋은 걸 쓰고 싶은 게 당연하죠. 그런데 안경 렌즈는 가격이 높다고, 굴절률 숫자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내 도수와 맞지 않는 렌즈를 선택하면 더 불편한 결과가 나오기도 해요.
오늘은 렌즈 굴절률에 대한 오해를 풀어드릴게요.
굴절률이 뭔가요
빛은 공기 중에서 렌즈 속으로 들어올 때 꺾입니다. 굴절률은 이 빛이 얼마나 잘 꺾이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예요.
굴절률이 높을수록 같은 도수를 표현하는 데 렌즈를 더 얇게 만들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굴절률이 높은 렌즈일수록 같은 도수 기준으로 더 얇고 가벼운 렌즈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에요.
현재 안경 렌즈 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굴절률은 1.60, 1.67, 1.74 세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렌즈가 얇아지고, 가격도 올라갑니다.
그럼 무조건 1.74가 좋은 거 아닌가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굴절률이 높아질수록 렌즈는 얇아지지만, 동시에 아베수라는 수치가 낮아집니다. 아베수는 빛의 분산 정도를 나타내는 값인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렌즈 주변부에서 색 번짐이나 무지개빛 현상이 생기기 쉬워요.
1.60 렌즈의 아베수는 보통 40 이상입니다. 1.74 렌즈는 30 안팎으로 떨어집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주변 시야의 선명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예요.
도수가 낮은 분이 두께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데 굳이 1.74를 선택하면, 오히려 주변 시야 선명도만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그럼 도수별로 어떤 렌즈가 맞을까요
안경사로서 제가 일반적으로 말씀드리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도수가 마이너스 2디옵터 이하인 분들은 1.60 렌즈로 충분합니다. 이 도수에서는 1.67과 두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요. 오히려 아베수가 높아서 시야가 더 또렷할 수 있습니다.
도수가 마이너스 3디옵터에서 5디옵터 사이라면 1.67이 가장 균형 잡힌 선택입니다.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으면서, 아베수도 어느 정도 확보가 됩니다.
도수가 마이너스 6디옵터 이상이거나 고도 난시가 함께 있는 경우라면 1.74가 의미 있는 선택이 됩니다. 도수가 높을수록 굴절률 차이가 두께에서 체감으로 확실히 드러나거든요.
단, 이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기준이고, 프레임 크기와 렌즈 설계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도수라도 프레임이 크면 렌즈 주변부가 두꺼워지기 때문에 굴절률을 올리는 게 의미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소재도 따져봐야 합니다
굴절률 외에 렌즈 소재도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소재는 플라스틱 계열인데, 가볍고 가공이 쉬워서 현재 대부분의 안경 렌즈에 사용됩니다. 여기에 충격 내성이나 자외선 차단, 색상 반응성 등을 더하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변형됩니다.
편광 기능이 필요한 선글라스 렌즈나 야외 활동용 렌즈는 소재와 코팅이 일반 안경 렌즈와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선택됩니다. 선글라스 렌즈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한 편으로 다룰게요.
코팅도 렌즈만큼 중요합니다
렌즈를 고르고 나면 코팅을 선택하게 됩니다. 무반사 코팅, 블루라이트 차단, 자외선 차단, 발수 코팅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코팅은 렌즈 자체의 성능과는 별개로, 착용 환경에 따라 실제 체감 차이를 크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코팅 이야기도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에요.
오늘은 일단 한 가지만 기억해 주세요.
렌즈에서 가장 비싼 게 가장 좋은 건 아닙니다. 내 도수와 생활 방식, 그리고 프레임에 맞는 렌즈가 가장 좋은 렌즈입니다.
안경을 맞추실 때 굴절률 숫자에 끌려가지 마시고, 왜 이 렌즈를 권하는지 이유를 들어보시는 습관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설명이 명확한 안경원이 믿을 수 있는 안경원입니다.
궁금하신 점은 사이트안경에 오셔서 편하게 물어보세요.
다음 칼럼 예고
다음 편에서는 무반사 코팅 이야기를 해볼게요. 반사가 줄어드는 게 왜 눈에 좋은 건지, 코팅 등급마다 실제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 풀어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