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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가지 부품으로 만든다는 브랜드의 말이 실물의 어디에 드러나는지 확인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과정이 기억 되는 안경’ 사이트안경의 태호군 입니다.

매장에 텐아이반 no.1 IV가 들어왔습니다. 데미와 블랙, 클리어 그레이 세 가지 색을 함께 받았습니다. 이 브랜드는 저희 매장에서 넘버7이 유독 많이 나가는 편인데,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다른 얼굴을 하나 들여봤습니다. 물건이 도착하면 저는 늘 하던 대로 하나씩 펴 놓고 들여다봅니다. 이번에는 그 과정에서 사진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몇 가지 나와서, 그것을 적어 두려고 합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이 안경은 위쪽 아세테이트와 아래쪽 얇은 금속이 렌즈 한 장을 같이 잡는 하금테 구조이고, 코받침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천연 자개입니다. 자개는 잘 누레지지 않고 광택이 오래가는 대신, 단단해서 스스로 눌리며 얼굴에 맞춰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좋은 소재라기보다 정확한 피팅을 요구하는 소재라고 말씀드리는 편이 정직하겠습니다.

브랜드 이름 앞의 10은 무엇을 뜻할까요

텐아이반은 일본 아이웨어 브랜드 아이반에서 갈라져 나온 라인입니다. 아이반이 어떤 브랜드인지는 지난번 E5 컬렉션을 들여오며 한 번 적어 두었으니 여기서는 짧게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972년 일본에서 옷처럼 입는 안경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한 곳이고, 옷을 만들던 사람과 안경을 만들던 사람이 함께 세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텐아이반의 컨셉은 ‘아름다운 도구’입니다. 아름다운 도구란 아름다운 부품이 모인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3년 넘게 고르고 다듬은 열 가지 부품으로 안경 하나를 만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름 앞의 숫자 10이 바로 그 열 가지를 가리킵니다. 브랜드 공식 부품 소개에 실린 설명입니다.

말로만 들으면 그럴듯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제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그 부품들이 실물에서 실제로 손에 잡히는지였습니다. 다리 안쪽에는 no 1 IV (47) c.1017 / 4S, 그리고 47-22-147이라는 각인이 찍혀 있습니다. 앞의 no.1은 형태 이름이고, 뒤의 IV는 이 브랜드의 네 번째 카테고리인 서몬트를 가리킵니다. 서몬트는 2022년 5월에 발표된 라인으로, 위쪽 아세테이트와 아래쪽 금속 림을 결합한 브로우 형태를 다룹니다.

뒤의 숫자는 사이즈입니다. 렌즈 가로 47밀리미터, 브릿지 22밀리미터, 다리 길이 147밀리미터입니다. 이 조합을 보고 제가 먼저 떠올린 것은 얼굴 크기가 아니라 눈 사이 거리였습니다. 렌즈는 47밀리미터로 큰 편이 아닌데 브릿지는 22밀리미터로 넓은 편이라, 눈 사이가 넓으신 분께는 렌즈 중심이 잘 맞는 반면 눈 사이가 좁으신 분은 렌즈 중심이 바깥으로 밀릴 수 있습니다. 도수가 높을수록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하금테는 왜 만들기가 까다로울까요

하금테란 위쪽만 테가 있고 아래쪽은 얇은 금속으로 렌즈를 받치는 구조를 말합니다. 만들기가 까다로운 이유는 성질이 다른 두 재료가 한 장의 렌즈를 같이 잡기 때문입니다.

아세테이트는 온도에 따라 조금씩 늘어나고 줄어듭니다. 금속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둘이 만나는 자리에서 치수가 어긋나면 렌즈 위쪽과 아래쪽 사이에 가느다란 틈이 생깁니다. 정면에서 보면 티가 나지 않는데 불빛 아래에서 각도를 틀면 선처럼 드러나는 종류의 결함이라, 매장에 들어온 물건은 제가 빛을 비스듬히 넣어 세 개 모두 확인하는 편입니다. 이번 물건에서는 위아래가 어긋난 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자개 코받침은 무엇이 좋고, 무엇을 요구할까요

이 안경의 코받침은 자개입니다. 자개란 조개껍데기 안쪽의 무지갯빛 나는 층을 얇게 떠서 쓰는 소재입니다. 브랜드 설명으로는 일본 나라현의 장인이 만들며, 나라현은 옷에 다는 자개 단추를 만들어 온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텐아이반이 열 가지 부품 가운데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이 코받침입니다.

좋은 점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잘 누레지지 않습니다. 제가 매장에서 수리로 가장 많이 만지는 부품이 실리콘 코받침인데, 몇 년 쓰시면 누렇게 변하고 딱딱해집니다. 피지와 화장품이 소재 안으로 배어들기 때문입니다. 자개는 표면이 단단하고 조밀해서 그런 것이 안으로 잘 배지 않고, 닦아내면 대체로 지워집니다. 둘째, 광택이 오래갑니다. 빛의 각도에 따라 녹색과 푸른색이 번갈아 돌고, 천연 소재라 같은 안경인데도 왼쪽과 오른쪽 무늬가 다릅니다. 셋째, 피부에 닿는 느낌이 금속 코받침처럼 겨울에 서늘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자개는 단단하고, 단단하다는 것은 눌러도 눌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리콘 코받침은 소재가 눌리면서 피부에 닿는 면적을 알아서 넓혀 주기 때문에 각도가 조금 틀어져 있어도 소재가 그만큼 봐줍니다. 자개는 봐주지 않습니다. 각도가 어긋나 있으면 코받침의 한쪽 모서리만 피부를 계속 누르고, 그 자리에 자국이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개 코받침이 달린 안경을 조금 다르게 다룹니다. 먼저 안경을 얼굴에 올려 두고 코받침이 닿는 자리를 눈으로 봅니다. 전체가 고르게 닿는지, 한쪽 끝만 닿는지를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그다음 코받침의 각도를 잡는데, 앞뒤로 기울어진 각도와 좌우로 벌어진 각도를 따로 봅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맞아야 면 전체가 닿습니다. 마지막으로 잠시 쓰시게 한 뒤에 피부에 남은 자국의 모양을 다시 봅니다. 선처럼 남으면 아직 덜 맞은 것이고, 넓고 옅게 남으면 맞은 것입니다. 이 마지막 단계를 건너뛰면 집에 가셔서 자국이 생깁니다.

다리 끝의 925는 무엇을 위한 숫자일까요

다리 끝을 덮은 금속 캡에는 925라는 숫자가 찍혀 있습니다. 은의 순도 표시입니다. 텐아이반은 이 부품을 밸런서 엔드팁이라고 부르는데, 무게추라는 뜻입니다.

왜 무게추가 필요한가 하면, 이 안경의 다리 속에는 가벼운 금속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것은 좋지만 앞쪽 렌즈가 무거우면 안경이 앞으로 쏠리고, 앞으로 쏠린 안경은 코로 흘러내립니다. 그래서 다리 끝에 살짝 무게를 얹어 앞뒤 균형을 잡은 것입니다. 무겁게 만들어서 해결한 것이 아니라 무게를 어디에 둘지로 해결한 방식이고, 저는 이 부분이 이 안경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안경사 입장에서 하나 보태자면, 가볍다는 말과 편하다는 말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무게가 앞으로 몰려 있으면 가벼운 안경도 흘러내리고, 무게가 고르게 나뉘어 있으면 조금 무거워도 하루가 편합니다. 저울에 올려 나오는 숫자보다 그 숫자가 어디에 쏠려 있는지가 착용감을 더 많이 결정합니다.

이 안경이 맞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좋은 이야기만 적으면 리뷰가 아니라 광고가 될 것입니다. 네 가지를 함께 말씀드립니다.

땀이 많으신 분께는 자개가 미끄러울 수 있습니다. 실리콘보다 마찰이 적어서, 여름에 활동량이 많으시면 흘러내림을 한 번 더 잡아 드려야 할 수 있습니다. 또 자개는 깨집니다. 떨어뜨리거나 세게 부딪히면 모서리가 상할 수 있고, 교체 부품도 흔하지 않아 정식으로 취급하는 곳을 통해 받으셔야 합니다.

도수가 많이 높으신 분께는 하금테라는 구조 자체가 불리합니다. 렌즈 아래쪽 가장자리가 금속 하나로만 지지되기 때문에 두께가 그대로 드러나고, 이럴 때는 위아래가 다 막힌 일반 뿔테를 권해 드리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브릿지가 22밀리미터로 넓은 편이라, 눈 사이가 좁으신 분은 다른 사이즈나 다른 형태를 같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하금테는 렌즈를 깎는 일보다 넣고 난 뒤가 더 중요합니다. 아래쪽을 잡는 금속 줄은 장력으로 렌즈를 눌러 붙드는데, 이 장력이 너무 세면 렌즈에 계속 힘이 걸리고 너무 약하면 렌즈가 앞뒤로 미세하게 움직여 시간이 지나며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테를 먼저 얼굴에 맞추고, 그 상태에서 눈동자 중심 높이를 재고, 조립한 뒤 이음매에 빛을 넣어 다시 확인하는 순서로 작업합니다. 마지막 확인을 생략하면 한 달쯤 뒤에 여기가 벌어진 것 같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지금 쓰고 계신 안경으로 집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는 것을 적어 둡니다. 코받침이 누렇게 변해 있지는 않은지, 안경을 벗은 뒤 코 옆에 선처럼 자국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책상에 놓았을 때 한쪽 다리가 떠 있지는 않은지 세 가지입니다. 두 번째가 해당되신다면 안경테를 바꾸지 않아도 코받침 각도만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문하실 때는 지금 쓰시는 안경을 가져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안경이 어디에서 흘러내리는지, 자국이 어디에 남는지를 보면 새 안경에서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할지가 훨씬 빨리 정해집니다.

다만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일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눈부심이나 흐림이 안경을 바꾸신 뒤에도 이어진다면 안과 진료를 먼저 받아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질환의 진단과 치료는 안과 의사 선생님의 영역입니다.

세 가지 색 모두 매장에 실물이 있습니다. 코에 닿는 느낌과 거울 속 인상은 결국 직접 써 보아야 아는 것이라, 시착만 하고 가셔도 괜찮습니다. 사이트안경은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 300 지밸리몰 1층 10호에 있고, 100%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 오시기 전에 예약만 남겨 주시면 됩니다. 가격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매장에서 안내해 드리고 있으며, 2026년 8월 기준으로 세 가지 색 모두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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